작년 3월, 모니터링을 하던 김사원🌱 눈에 특별한 작업 보고가 딱 들어왔어요. “외벽 적벽돌 철거 작업”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달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지 뭐예요? 어떤 뜻깊은 이유가 있는 걸까 궁금해진 김사원🌱, 건축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습니다.
“옛 건물에 가득한 가족의 추억을 남기기 위한 시도입니다."
건축주분의 아버지께서 손수 지으셨고, 어머니가 평생 일하셨던 건물. 외벽 벽돌로나마 옛 건물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으셨다고 해요. 오래된 자재를 신축 건물에 사용하는 건 참 드문 일이죠. 시공 과정에서는 이 낯설고 새로운 시도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내내 궁금했습니다. 그래서 찾아갔죠, 삼전동! “김소장님! 시공 비하인드를 알려주세요!”
곰곰 생각하시던 김소장님의 첫마디, “신축 건물에 구옥 벽돌을 재활용하는 건 과감한 도전이었네요”. 신자재와 구자재를 함께 사용하는 시공은, 소장님 경력에 처음 있던 일이었다고 해요. 이제는 생산되지 않는 벽돌로 시공하려면 철거부터 완공까지 엄청난 섬세함이 필요했죠. 필요한 양을 정확히 계산해서, 파손을 대비해서 5% 정도 여유를 잡고. 오래된 벽돌이 파손이 생기지 않게, 수공으로 한장 한장 조심스럽게 작업해야 했습니다. 떼어낸 벽돌에 붙어 있는 모르타르를 떼어내노라면, 그라인더의 충격 때문에 10장 중 4장은 버려야 했고요. 김소장님은 “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.”라며 웃으셨습니다.
"설계에서 의도한 감성적 포인트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,
더 집중한 부분은 실용성"
떼어낸 벽돌을 다시 쌓는 것도 도전이었습니다. 구옥에 사용된 옛 벽돌은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내는 벽돌과 달리, 하나하나가 참 개성 넘치는 모습입니다. 휘어있는 거나 길이가 짧거나. 모양이 일정하지 않습니다. 평소보다 더 꼼꼼히 줄눈 작업을 하고, 심혈을 기울여 작업을 진행해야 했죠.
건물의 디자인을 온전히 만끽하기 위해서는, 건물은 먼저 실용적으로 완성도 높아야 한다고 김소장님은 강조했습니다. 시공은 본디 '보다 더 실용적인 관점에서 건물을 해석하는 일'이라구요.
삼전동, 조금은 세월이 느껴지는 거리에 단단한 모습으로 서 있는 신축 다세대주택이 있습니다. 출입구 쪽, 3층 일부, 옥상에 남아 있는 적벽돌은 옛 건물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. 실용성과 감성의 융화. 설계와 시공의 성공적인 협업이 이루어낸 아름다운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.